모두 '줄기세포 시술'이라는 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안에 든 것도 근거도 제도상 위치도 전부 다릅니다.
심지어 줄기세포가 한 개도 들어 있지 않은 것이 상당수입니다. 다섯 가지를 나누어 각각 무엇이 들어 있고 근거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01 — 분류
줄기세포 시술이라 불리는 다섯 가지
미용의원과 기능의학의원에서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쓰이는 것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배양 줄기세포, 비배양 SVF, 줄기세포 배양액, 엑소좀, 그리고 PRP입니다. 이 중 살아 있는 세포가 실제로 들어 있는 것은 앞의 두 가지뿐이고, PRP는 애초에 줄기세포가 아닙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환자분은 "줄기세포 맞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무엇을 맞으셨는지는 그 말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다섯 가지가 전혀 다른 물질이고, 근거도 제도상 위치도 따로 놉니다.
만드는 과정도 완전히 다릅니다. 어디서, 얼마나 걸려, 무엇이 나오는지를 먼저 보면 다섯 가지가 왜 다른 물질인지가 분명해집니다.
02 — 배양
배양 줄기세포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세포를 세포라 부르는 기준
조직에서 세포를 분리해 배양 접시에 붙여 키우고, 계대를 거쳐 수를 늘린 뒤 특성을 확인합니다. 국제 기준은 부착 배양이 가능할 것, CD73·CD90·CD105는 양성이고 CD45·CD34 등은 음성일 것, 그리고 뼈·연골·지방 세 방향으로 분화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1 이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배양했다는 사실만으로 줄기세포라 부를 수 없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지방이나 골수, 제대 같은 조직을 얻어 효소로 분해해 세포를 흩어 놓고, 배양 접시에 올립니다. 여기서 바닥에 붙는 세포만 남고 나머지는 배지를 갈아 줄 때 씻겨 나갑니다. 이것이 1차 선별입니다.
붙은 세포가 접시를 채우면 떼어 내어 더 넓은 접시로 옮깁니다. 이것을 계대라고 하고, 필요한 수에 이를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만 보통 2~4주가 걸립니다. 그동안 배지와 혈청을 계속 공급해야 하고, 모든 조작은 무균 작업대에서 이뤄집니다.
다 키웠다고 끝이 아닙니다. 출하 전에 무균 검사, 마이코플라스마 검사, 내독소 검사를 하고, 표면항원과 분화능으로 원하던 세포가 맞는지를 확인합니다.1 배양 중 오염이 있었는지, 세포가 변형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03 — 제도
미용의원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나
배양은 진료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포를 배양해 사람에게 쓰려면 세포처리시설과 첨단재생의료 절차가 필요하고, 그 제도의 대상은 중대·희귀·난치질환입니다. 국내에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는 4개뿐이고 2014년 이후 신규 허가는 없습니다.9
네 개 모두 특정 질환의 치료제입니다. 미용이나 항노화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없습니다.
10년 넘게 신규 허가가 나오지 않은 이유로는 균일한 제품과 균일한 효능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됩니다.9
그래서 미용의원에서 실제로 쓰이는 것은 배양된 세포가 아니라 그 다음 것들입니다.
04 — 배양액
줄기세포 배양액에는 줄기세포가 없습니다
배양액은 줄기세포를 키운 뒤 세포를 걸러내고 남은 액체입니다. 세포가 분비한 단백질과 성장인자, 소포가 들어 있고 살아 있는 세포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름에 줄기세포가 붙어 있어도 줄기세포가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가 크게 갈립니다. "줄기세포 배양액"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줄기세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은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쓴 액체라는 뜻입니다. 세포가 그 안에서 살면서 내보낸 물질들이 녹아 있는 것이지, 세포 자체는 제거된 상태입니다.
줄기세포 시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물어야 할 첫 질문은 효과가 아니라, 그 안에 줄기세포가 들어 있는가입니다.
이것이 곧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포가 내보낸 물질이 조직에 신호를 준다는 개념 자체는 파라크린 효과라는 이름으로 오래 연구되어 왔습니다. 다만 작동 원리가 다르면 근거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줄기세포가 분화해서 조직이 된다는 설명과, 분비된 물질이 신호를 준다는 설명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05 — 엑소좀 근거
엑소좀 시술 효과 있나 메타분석이 보여주는 것
효과 신호는 있습니다. 미용의학 분야의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인체 임상 39편을 모아 주름 20.2% 감소, 모발 밀도 23.6%·굵기 18.0% 개선을 보고했습니다.3 다만 저자들은 이질성과 비표준 프로토콜로 일반화가 제한된다고 명시합니다.
피부 26편, 모발 13편으로 구성된 분석입니다. "엑소좀은 근거가 없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자들이 든 한계가 결정적입니다.
엑소좀의 출처가 제각각이고, 전달 방식이 다르고, 측정 도구가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보고 방식도 표준화되어 있지 않습니다.3
06 — 허가
국내에서 엑소좀은 화장품입니다
근거 문제와 허가 문제는 별개입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엑소좀 제품 상당수는 도포용 화장품으로 등록되어 있고, 법원은 화장품으로 분류된 제품이라도 주사로 사용하면 의약품으로 평가된다고 판단했습니다.7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위반으로 봤습니다.
2022년 8월에 있었던 사안입니다. 도포용 화장품으로 등록된 엑소좀 제품을 얼굴에 주사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고, 법원이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판시 내용이 명확합니다. 제품이 화장품으로 분류되더라도 주사 형태로 사용된 이상 생체 내 반응을 유도하므로 의약품으로 평가된다는 것, 그리고 의료법이 공중보건과 환자안전을 핵심 가치로 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위해가 없었더라도 위반이라는 것입니다.7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화장품으로 허가된 엑소좀 성분이 스킨부스터라는 이름으로 의료기관에서 주사되고 있는데, 품목 허가는 식약처, 허가 범위에 맞게 쓰이는지는 복지부 소관이라 사이에 관리 공백이 생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염증과 흉터 사례가 학회와 분쟁조정 기관에서 인지되고 있습니다.8
07 — SVF
SVF에는 세포가 있습니다 다만 무엇이 얼마나
SVF는 지방을 효소로 분해해 당일 얻는 세포 집단이라 살아 있는 세포가 실제로 들어 있습니다. 다만 지방 1그램에서 나오는 유핵세포 50만~200만 개 중 줄기세포로 볼 수 있는 것은 1~10% 정도이고, 나머지는 혈구·내피세포·주피세포·대식세포·전지방세포 등입니다.2
이 숫자가 중요합니다. SVF는 줄기세포 농축액이 아니라 지방에서 지방세포를 뺀 나머지 전부에 가깝습니다. 그 안에 줄기세포가 섞여 있는 것이고, 비율은 사람과 채취 부위, 처리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SVF는 어떻게 만드나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효소로 녹이는 방법과 물리적인 힘으로 부수는 방법입니다.
효소법은 지방흡입으로 얻은 지방을 세척한 뒤 콜라게나제로 37℃에서 약 1시간 교반하며 분해합니다. 그다음 원심분리로 위에 뜨는 성숙 지방세포를 걷어 내고, 적혈구를 용해시킨 뒤 세척하고 여과해 아래 가라앉은 세포 덩어리를 얻습니다.14
기계법은 효소를 쓰지 않고 전단력과 분쇄력으로 조직을 흩뜨린 뒤 원심분리합니다. 처리 자체는 1분 남짓으로 짧습니다. 다만 얻어지는 것이 단일 세포만이 아니라 세포 덩어리와 기질, 미세혈관 조각이 함께 섞인 형태이고, 보고된 생존율은 40% 안팎으로 낮은 편입니다.14 흥미롭게도 7일간 배양했을 때 늘어나는 세포 수는 두 방법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문헌에서도 표준화 부족이 반복해서 지적됩니다. 처리 방법이 다르면 얻어지는 세포 수와 생존율이 달라지고, 그러면 결과도 달라집니다.2 최근에야 우수 제조 기준에 맞춘 생산 사례들을 모아 출하 기준을 제안하는 논문이 나왔을 정도로,4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어야 하는가"가 지금 정리되는 중입니다.
08 — PRP
PRP는 줄기세포가 아닙니다 근거는 더 두껍습니다
PRP는 자가 혈액을 원심분리해 혈소판을 농축한 것입니다. 혈소판은 핵이 없는 세포 조각이라 분열도 분화도 하지 못하므로,11 줄기세포가 아닙니다. 그런데 남성형 탈모에서 무작위 대조 시험 10편을 모은 메타분석이 모발 밀도 증가를 보고할 만큼, 근거 수준은 오히려 앞의 것들보다 높습니다.10
PRP는 어떻게 만드나
과정 자체는 단순합니다. 항응고제가 든 튜브에 정맥혈을 채혈하고, 1차 원심분리로 혈액을 세 층으로 나눕니다. 아래부터 적혈구, 가운데 백혈구층인 버피코트, 위에 혈소판이 든 혈장입니다. 위쪽 혈장을 걷어 낸 뒤 2차 원심분리로 혈소판을 바닥에 모으고, 위의 맑은 혈장을 덜어 내 남은 혈소판을 소량의 혈장에 다시 풀어 줍니다.15
한 연구의 조건을 예로 들면 1차는 약 300×g에서 5분, 2차는 약 700×g에서 17분이었고, 결과적으로 혈소판 농도가 기저치의 5.4~7.3배가 되었습니다. 회수율은 46.9~69.5%였고, 적혈구와 백혈구는 원래의 0.3% 미만만 남았습니다.15 필요에 따라 염화칼슘 등으로 혈소판을 활성화시켜 성장인자를 방출시키기도 합니다.
여기서 앞에 나온 이야기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가운데 버피코트를 함께 가져가느냐에 따라 백혈구가 많은 PRP와 적은 PRP로 나뉘는데, 백혈구가 들어오면 그 안에 극소수의 다른 세포도 함께 딸려 옵니다. 뒤에서 다룰 "줄기세포가 조금 들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지점이 바로 이 층입니다.
318명, 555개 치료 부위를 분석한 결과 PRP군의 모발 밀도가 대조군보다 1제곱센티미터당 약 25가닥 높았습니다(95% 신뢰구간 9.03~41.15). 반면 모발 굵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포함된 10편 중 6편이 비뚤림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고, 8편은 같은 사람의 두피를 좌우로 나눠 비교하는 설계였습니다.10
제도상 위치도 다릅니다. PRP는 자가 혈액을 최소한으로 처리해 본인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라 오래 시행되어 왔고,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비교적 명확합니다.
물론 PRP도 만능이 아니고, 농축 방식과 혈소판 농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은 같은 한계입니다.
두 번째 이유를 숫자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중간엽 줄기세포가 조직마다 얼마나 있는지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말초혈액의 중간엽 줄기세포는 단핵구의 0.001% 이하로, 지방조직과 비교하면 자릿수가 세 자리 가까이 차이납니다.13 그래서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실제로 얻으려면 G-CSF로 동원한 뒤 밀도구배 원심분리나 면역자성 선별, 대용량 성분채집을 거쳐야 합니다. 진료실 원심분리기를 한 번 돌려 되는 일이 아닙니다.
종류도 문제입니다. 버피코트에 섞여 들어오는 것은 주로 조혈 계통 세포이고, 그마저도 정상 상태의 말초혈액에서 CD34 양성 세포는 백혈구의 0.01~0.05% 수준입니다.12 그런데 재생 목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조혈 계통이 아니라 중간엽 줄기세포입니다. 그런데 중간엽 줄기세포의 국제 정의 자체가 CD34와 CD45에 대해 음성일 것을 요구합니다.113 즉 "PRP에 CD34 양성 세포가 조금 들어 있다"는 말이 사실이더라도, 그 세포는 우리가 기대하는 그 줄기세포가 아닙니다.
0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양이냐의 문제입니다. 자릿수가 이 정도로 다르면 이름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09 — 상담
상담에서 확인할 5가지
이름이 아니라 내용물과 경로를 물으시면 됩니다. 다섯 가지만 확인해도 지금 무엇을 받으려는 것인지가 분명해집니다.
정리
정리 줄기세포 시술의 종류와 근거
FAQ
줄기세포 시술 자주 묻는 질문
본 글은 재생 목적으로 사용되는 여러 물질의 분류와 근거 수준을 비교해 설명하기 위한 교육용 콘텐츠이며, 특정 의료기관이나 시술자의 행위를 평가하거나 비판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언급된 제도와 판례는 보도 및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적법성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법률적 조언이 아닙니다. 제품의 품목 분류와 허가 사항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기관의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된 임상 자료 중 일부는 표본이 작거나 프로토콜이 표준화되지 않아 결과를 그대로 일반화할 수 없으며, 특정 제품의 효과를 보증하거나 사용을 권유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본문에 언급된 수치는 문헌에 보고된 범위로 개인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시술 여부는 반드시 자격을 갖춘 의료진과의 대면 진료·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삽입된 도해는 이해를 돕기 위한 모식도입니다.


